돼지꿈과 새해소망

지난10월쯤인가 나는 평생 꿔보지 못한 돼지꿈을 꿨다.
검은색 토종 되지가 네댓 마리의 새끼 되지를 품고 젖을 주는 꿈이었다. 이튼 날 아내에게 꿈 얘기를 했더니 길몽이라면서 복권을 사라고 했다. 그리고 며칠 후 큰애가 왔기에 꿈 얘기를 했더니 신사임당 한 장을 내놓으며 꿈을 사겠다고 해서 못이긴 듯 받았다. 그 후 큰애가 와서 하는 말이 복권을 쌌으나 꽝이었다고 하며 꿈을 꾼 아버지가 사야하는데 하며 아쉬워했다. 복권으로 공돈이 생기면 허욕의 망상에 빠질 수 있으니 오히려 잘 되었다고 얼버무렸다. 그러면서 올해 우리 집에 일어난 기쁜 일을 꼽아보았다. 첫 째 나의 수필 신인상 등단이고 둘째는 사위 최 서방의 서기관승진이며 셋째 진호, 영민 부자의 재태크의 적시타(適時打) 넷째 외손자 형호의 취직, 다섯째 외손녀 혜윤의 원하는 직장으로 옮김 등 겹 경사였다. 이게 바로 되지 꿈의 득복(得福)이 아닌가. 생각하게 했다. 명심보감에 무고(無故)히 득천금(得千金)이면 불유대복(不有大福)이요 필유대화(必有大禍) 라고 했다. 까닭 없이 천금을 얻게 되면 큰 복이 아니라 반드시 큰 화가 미친다는 잠언(箴言)이다.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얻은 공돈은 오히려 화가 된다는 말이다. 멀리 갈 것 없이 대장동 사건이 입증한다. 50억 수수사건으로 국회의원에서 물러나고 아들이 조사를 받고 받은 돈을 배상해야 하며 구속 직전의 궁지에 몰리고 있다. 두 사람이 자살을 했으며 몸통이 대선후보 라며 특검 운운으로 정치 쟁점으로 비화 하고 온 천지 가 난리다. 많은 사람을 잡아넣었던 전 특검 부장을 위시 전 대법관 등 여러 고위직 저명인사가 연루 뉴스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. 돈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. 모두가 돈에 혈안이 되어 돈을 위해 불나방처럼 달려든다. 당랑규선(螳螂窺蟬)의 글이 생각난다. 돈이라는 게 소중하면서도 무섭다. 복권에 당첨되어 허욕의 수렁에 빠지는 것보다 인사를 다해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복이 스스로 굴러들어 오는 걸 감사하게 받아드려 이재(理財)를 값지게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야겠다는 걸 辛丑年 한해를 보내며 새해의 소망을 다짐한다.
메일 친지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되지 꿈꾸세요. ㅎㅎㅎ

2021년 12월31일 신축년 歲暮 學彦 愚聾